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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에는 손님을 따뜻하게 맞이하며 작은 다과상을 내어놓는 풍습이 오래도록 이어져 왔다.
겨울이 깊어지면 마을의 바람은 차갑게 식었지만
집 안으로 들어오면 전혀 다른 온기가 있었다.
특히 손님을 맞이하는 날이면
부엌에서는 이른 아침부터 따뜻한 냄새가 퍼졌고,
방 안은 다과상을 준비하는 정성으로
조용하게 바빠졌다.
겨울철 다과상은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집안을 채우는 온기의 한 부분이었다.
언 손끝을 문지르며
부엌으로 들어서면
솥 위에서 피어오르는 김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갓 데운 차의 향기는
문틈까지 퍼져
집 전체를 포근하게 감싸줬다.
차를 우리기 위한 물소리는
겨울 새벽의 고요함 속에서 부드럽게 울렸고,
그 소리는 다과상을 준비하는 리듬처럼 이어졌다.

다과상 위에 놓일 음식들은
모양이 크지 않으면서도
정성이 느껴지는 것들이었다.
따뜻하게 데운 떡,
살짝 구운 고구마,
방금 쪄낸 밤,
그리고 차와 함께 내기 좋은 작은 주전부리가
깔끔하게 담겨 있었다.
겨울철엔 무엇보다
음식에서 올라오는 ‘온기’가 중요했다.
떡은 방바닥의 온기를 머금고
부드러운 윤기를 냈다.
손으로 살짝 눌러보면
따뜻한 감촉이 전해졌고
그 온기는 겨울의 차가움과 크게 대비되었다.
달큰한 고구마는
겉은 살짝 구워져 껍질이 얇게 갈라졌고
속은 부드럽게 퍼지는 향을 담고 있었다.
그 향은 차와도 잘 어울렸다.
차를 우릴 때
방 안 공기는 더욱 부드러워졌다.
차 향이 사방으로 퍼지며
겨울의 기운을 잠시 잊게 만들었다.
잔을 따뜻한 물로 한 번 데우고
차를 담아내는 동안
작은 움직임조차 정성이 담겨 있었고
그 과정은 다과상의 분위기를 더욱 깊게 만들었다.
손님이 문을 열고 들어오는 순간
방 안의 공기는 조금 더 따뜻해졌다.
춥게 식은 바깥 공기와 달리
방 안은 다과상의 향기와 온기로 가득했다.
손님이 두 손을 비벼 차가움을 털어내면
다과상의 따뜻함이 더욱 반가운 순간이었다.
다과상 앞에 마주 앉으면
음식의 온도가 먼저 마음을 풀어줬다.
따뜻한 차 한 모금을 마시면
입안에서 은은한 향이 퍼지고
몸속까지 온기가 전해졌다.
떡 조각 하나를 집어 들면
손끝의 감촉에서부터
겨울의 차가움이 사라지는 듯했다.
대화가 많지 않아도
다과상이 만들어주는 분위기만으로
겨울날의 만남은 편안하게 이어졌다.
차를 따르는 소리,
조용히 떡을 나누는 손길,
창 밖에서 스치는 겨울바람의 희미한 울림까지
모든 것이 천천히 흘렀다.
이 시간은 바쁘지 않았고
조금도 조급하지 않았다.
다과상 위에 놓인 작은 음식들이
겨울의 온기를 함께 나누는 역할을 하고 있었다.
손님이 일어서는 순간
다과상의 향기는 여전히 방 안에 남아 있었다.
남은 차의 온기,
식기 전에 먹었던 떡의 부드러움,
그리고 따뜻한 말 한마디까지
모두 조용한 하루의 일부가 되었다.
겨울에 손님을 맞이하던 다과상은
누구에게나 따뜻함을 나누는 작은 풍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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