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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농한기 마을에서 이어진 굿놀이

📑 목차

    겨울 농한기 마을에서 이어진 굿놀이는, 한 해의 평안을 기원하고 공동체의 마음을 모으던 전통적인 겨울 풍습이었다.

    겨울 농한기가 찾아오면
    들판의 일은 잠시 멈추고
    마을은 조용한 숨을 고르는 시간에 들어갔다.
    하지만 이 고요함 속에서도
    특별한 날이 되면 마을 한가운데에는
    굿놀이의 북소리가 천천히 울려 퍼졌다.
    일이 줄어드는 겨울철,
    굿놀이는 오랫동안 이어져 온 작은 의식이자
    사람들의 마음을 묶어주는 시간이었다.

    찬바람이 불어도
    굿놀이가 열리는 날이면
    마을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북과 징이 준비된 자리에는
    겨울 햇빛이 부드럽게 내려앉았고,
    막 모아 온 장작더미에서는
    나무 향이 은근하게 피어올랐다.
    추운 계절이지만
    이날만큼은 마당의 공기가
    조금 더 따뜻하게 느껴졌다.

    겨울 농한기 마을에서 이어진 굿놀이

    굿놀이의 첫 소리가 울리는 순간
    마을 분위기는 단번에 달라졌다.
    북의 둔탁한 울림이
    겨울 공기를 가르듯 퍼져나갔고,
    징의 은은한 떨림은
    그 뒤를 천천히 이어갔다.
    악기 소리가 어우러지면
    겨울의 적막함은 어느새 사라지고
    마당에는 묘한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굿놀이는 주로
    한 해 동안의 평안함을 기원하거나
    겨울 동안 무사히 지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되었다.
    정해진 형식이 있는 듯하면서도
    동작 하나하나에는 자연스러운 흐름이 담겨 있었다.
    춤사위는 빠르지 않았고
    천천히 흐르는 겨울 공기와
    잘 어울리는 움직임이었다.

    굿놀이가 이어지는 동안
    마을 사람들은 북과 징의 울림을 들으며
    자연스럽게 몸을 맡겼다.
    손끝과 발끝이 작은 리듬을 따라 움직였고
    어린 아이들도 그 흐름 속에서
    장단을 맞추며 조용히 따라했다.
    굿놀이는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함께 만들어가는 풍경이었다.

    굿판 한쪽에서는
    작은 불씨가 피워지고 있었다.
    따뜻한 불빛은
    겨울바람을 잠시 잊게 해주었다.
    불 위로 올라오는 연기는
    하늘로 천천히 퍼져
    굿놀이의 장면을 더욱 깊게 만들었다.
    그 연기 속에서는
    나무 타는 냄새와 함께
    겨울 들판의 향기가 묻어났다.

    굿이 절정에 이르면
    북소리는 조금 더 강해지고
    징소리는 넓게 퍼졌다.
    사람들의 움직임도 한 박자 더 커졌다.
    하지만 그 안에는
    소란스러움이 아닌
    자연스러운 기운이 있었다.
    겨울 농한기라는 조용한 계절 속에서
    굿놀이는 마을의 숨결을 깨워주는 역할을 했다.

    잠시 후 장단이 느려지면
    마당은 다시 고요해졌다.
    춤사위도 차분히 마무리되었고
    북과 징의 울림은
    잔향만 남긴 채 멈췄다.
    그러나 그 여운은
    바람보다 오래 머물렀고
    겨울 저녁이 찾아올 때까지
    마을의 공기를 따뜻하게 채워주었다.

    굿놀이가 끝난 뒤에는
    준비해 놓았던 따뜻한 음식들이 나왔다.
    김이 나는 국물과
    고소한 떡,
    갓 구운 고구마는
    굿놀이로 몸이 조금씩 식은 사람들에게
    다시 한 번 온기를 전해주었다.
    작은 모임이었지만
    그 자리에는 겨울의 따뜻함이 오래 남았다.

    겨울 농한기 마을에서 이어진 굿놀이는
    단순한 놀이가 아니라
    계절 속에서 마음을 다지는 시간이었다.
    북소리와 징소리가 만들어낸 장면,
    불빛 속에서 흔들리던 겨울 공기,
    그리고 서로를 바라보던 조용한 눈빛까지
    모든 순간이 마을의 겨울 풍경으로 남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