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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집이 완성되는 날이면 마을의 공기는 평소보다 조금 더 밝아졌다.
흙담이 단단히 굳어가고, 지붕의 볏짚이 가지런히 내려앉은 집 앞에는
햇빛이 고르게 떨어져 집의 윤곽을 더 또렷하게 보여주었다.
정갈한 마당과 새로 쌓인 담장은
지금 막 숨을 불어넣은 공간처럼 느껴졌다.
새 집 앞에는 바람이 스치고 지나갈 때마다
볏짚의 결이 고요하게 흔들렸다.
그 움직임은 커다란 소리를 내지는 않았지만
새로운 공간이 이제 제 역할을 시작한다는 신호처럼 보였다.
지붕 아래 그림자는 낮게 드리워졌고
그 아래의 공기는 한결 차분했다.

마을 사람들은 새로운 공간이 생기는 것을
하나의 좋은 징조처럼 여겼다.
집은 단순히 머무는 곳이 아니라
계절의 바람과 햇빛을 담아내고
다음 시간을 이어가는 자리이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새 집이 완성된 날에는
큰 행사 없이도 자연스럽게 모임이 생겼다.
마당에는 이른 새벽부터
따뜻하게 김이 오르는 간단한 대접 거리들이 준비되었다.
찐 고구마의 향, 갓 지은 밥의 온기,
된장국의 고소한 냄새가 마당 가득 퍼졌다.
조용한 겨울 아침이었지만
이런 향기들은 새 집이 가진 첫 기운처럼
사람들의 발걸음을 마당으로 이끌었다.
집 안에서는
나무 기둥과 흙벽이 품고 있던 ‘새 공간의 냄새’가 은근하게 퍼지고 있었다.
햇빛을 막 처음 맞은 벽면은
부드러운 색을 띠며 온기를 머금었다.
바람이 창문 틈 사이로 들어올 때는
집 전체가 숨을 들이키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이런 풍경은 하루를 천천히 채워가는 새 집의 리듬이었다.
마당에서 이뤄지는 모임은
시끄럽지 않았다.
누군가 크게 말하지 않아도
집 앞의 분위기만으로도 충분히 따뜻했다.
사람들은 새로 완성된 공간을 가만히 둘러보며
흙의 색과 나무의 결, 지붕의 눕혀진 볏짚을 천천히 바라보았다.
모임의 중심은 ‘축하’라기보다
새 공간이 가진 고요한 안정감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과정이었다.
새 집 앞에는 작은 그릇들이 차곡차곡 놓여 있었다.
따뜻한 국물에서 올라오는 김은
겨울 바람 속에서도 금세 퍼지지 않고 오래 남아 있었다.
그 김이 사라지며 남긴 향기는
마당 전체에 은근한 온기를 더했다.
흙과 볏짚, 나무 냄새가 섞인 마당 공기와 어울려
하루를 한층 더 편안하게 만들었다.
행사의 흐름은 빠르지 않았다.
누군가 다가와 음식을 앞에 두면
그 옆에서는 또 다른 그릇이 놓였다.
그 과정은 규칙적이지 않았지만
한 사람 한 사람의 움직임이 모여
마당 전체를 조용히 채웠다.
새 집의 완성이라는 사실만으로도
공기는 편안하게 가라앉아 있었다.
집 안쪽으로 들어가면
햇빛에 반사된 벽의 은은한 색이 보였다.
벽은 아직 새것의 기운을 품고 있었고
바닥은 나무의 결이 그대로 살아 있었다.
이 공간은 앞으로 계절을 담아낼 준비를 하고 있었고
사람들은 그 기운을 조심스럽게 살펴보는 듯했다.
저녁이 가까워지면
마당의 온도는 차갑게 변했지만
새 집 앞의 분위기는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볏짚 지붕 아래로 떨어지는 노을빛은
집 전체를 따뜻한 색으로 감쌌고
그 아래에서 이어지던 작은 모임은
하루를 천천히 마무리하는 듯했다.
새 집 완성 축하 모임은
요란하거나 특별한 절차가 있는 자리가 아니었다.
그러나 흙과 나무, 볏짚이 함께 만든 공간에
사람들이 조용히 모여 있던 그 시간은
새 집의 첫 숨결을 함께 느끼는 순간이었다.
그 순간은 오래 지나도
겨울 마당의 풍경처럼 선명하게 기억에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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