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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집 완성 축하하던 마을 모임

📑 목차

    새 집이 완성되는 날이면 마을의 공기는 평소보다 조금 더 밝아졌다.
    흙담이 단단히 굳어가고, 지붕의 볏짚이 가지런히 내려앉은 집 앞에는
    햇빛이 고르게 떨어져 집의 윤곽을 더 또렷하게 보여주었다.
    정갈한 마당과 새로 쌓인 담장은
    지금 막 숨을 불어넣은 공간처럼 느껴졌다.

    새 집 앞에는 바람이 스치고 지나갈 때마다
    볏짚의 결이 고요하게 흔들렸다.
    그 움직임은 커다란 소리를 내지는 않았지만
    새로운 공간이 이제 제 역할을 시작한다는 신호처럼 보였다.
    지붕 아래 그림자는 낮게 드리워졌고
    그 아래의 공기는 한결 차분했다.

    새 집 완성 축하하던 마을 모임

     

    마을 사람들은 새로운 공간이 생기는 것을
    하나의 좋은 징조처럼 여겼다.
    집은 단순히 머무는 곳이 아니라
    계절의 바람과 햇빛을 담아내고
    다음 시간을 이어가는 자리이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새 집이 완성된 날에는
    큰 행사 없이도 자연스럽게 모임이 생겼다.

    마당에는 이른 새벽부터
    따뜻하게 김이 오르는 간단한 대접 거리들이 준비되었다.
    찐 고구마의 향, 갓 지은 밥의 온기,
    된장국의 고소한 냄새가 마당 가득 퍼졌다.
    조용한 겨울 아침이었지만
    이런 향기들은 새 집이 가진 첫 기운처럼
    사람들의 발걸음을 마당으로 이끌었다.

    집 안에서는
    나무 기둥과 흙벽이 품고 있던 ‘새 공간의 냄새’가 은근하게 퍼지고 있었다.
    햇빛을 막 처음 맞은 벽면은
    부드러운 색을 띠며 온기를 머금었다.
    바람이 창문 틈 사이로 들어올 때는
    집 전체가 숨을 들이키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이런 풍경은 하루를 천천히 채워가는 새 집의 리듬이었다.

    마당에서 이뤄지는 모임은
    시끄럽지 않았다.
    누군가 크게 말하지 않아도
    집 앞의 분위기만으로도 충분히 따뜻했다.
    사람들은 새로 완성된 공간을 가만히 둘러보며
    흙의 색과 나무의 결, 지붕의 눕혀진 볏짚을 천천히 바라보았다.
    모임의 중심은 ‘축하’라기보다
    새 공간이 가진 고요한 안정감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과정이었다.

    새 집 앞에는 작은 그릇들이 차곡차곡 놓여 있었다.
    따뜻한 국물에서 올라오는 김은
    겨울 바람 속에서도 금세 퍼지지 않고 오래 남아 있었다.
    그 김이 사라지며 남긴 향기는
    마당 전체에 은근한 온기를 더했다.
    흙과 볏짚, 나무 냄새가 섞인 마당 공기와 어울려
    하루를 한층 더 편안하게 만들었다.

    행사의 흐름은 빠르지 않았다.
    누군가 다가와 음식을 앞에 두면
    그 옆에서는 또 다른 그릇이 놓였다.
    그 과정은 규칙적이지 않았지만
    한 사람 한 사람의 움직임이 모여
    마당 전체를 조용히 채웠다.
    새 집의 완성이라는 사실만으로도
    공기는 편안하게 가라앉아 있었다.

    집 안쪽으로 들어가면
    햇빛에 반사된 벽의 은은한 색이 보였다.
    벽은 아직 새것의 기운을 품고 있었고
    바닥은 나무의 결이 그대로 살아 있었다.
    이 공간은 앞으로 계절을 담아낼 준비를 하고 있었고
    사람들은 그 기운을 조심스럽게 살펴보는 듯했다.

    저녁이 가까워지면
    마당의 온도는 차갑게 변했지만
    새 집 앞의 분위기는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볏짚 지붕 아래로 떨어지는 노을빛은
    집 전체를 따뜻한 색으로 감쌌고
    그 아래에서 이어지던 작은 모임은
    하루를 천천히 마무리하는 듯했다.

    새 집 완성 축하 모임은
    요란하거나 특별한 절차가 있는 자리가 아니었다.
    그러나 흙과 나무, 볏짚이 함께 만든 공간에
    사람들이 조용히 모여 있던 그 시간은
    새 집의 첫 숨결을 함께 느끼는 순간이었다.
    그 순간은 오래 지나도
    겨울 마당의 풍경처럼 선명하게 기억에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