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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에는 방앗간에서 떡을 찧어 나누던 마을 풍습이 이어졌고, 이 날은 항상 특별한 하루였다.
겨울 아침의 방앗간은 늘 일정한 소리를 품고 있었다.
뻑뻑한 공기 속에 퍼지는 곡물 냄새와
기계가 움직이는 둔탁한 울림이
하루의 시작을 천천히 알렸다.
방앗간 앞에는 갓 씻어 온 쌀가마니가 놓여 있었고
찬바람 속에서도 그 하얀 색은 선명하게 빛났다.
방앗간 안으로 들어가면
김이 오르는 따뜻한 공기가 가장 먼저 느껴졌다.
겨울임에도 안쪽은 온기가 가득했고
바닥은 오래된 나무처럼 묵직한 느낌을 주었다.
스며드는 곡물 냄새는
방 안 전체를 채우며
떡을 만들 준비가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떡을 만들기 위한 첫 과정은
불린 쌀을 방앗간의 통으로 옮기는 일이었다.
촉촉하게 젖은 쌀알은
손가락 사이에서 부드럽게 흘렀고
통 안으로 떨어지며 작은 소리를 냈다.
이때의 공기는
쌀이 머금은 물 향과 따뜻한 증기가 섞여
차분한 리듬을 만들어냈다.
기계가 돌아가기 시작하면
방앗간의 분위기는 또 다른 장면으로 바뀌었다.
둔탁하면서도 일정한 진동이
바닥을 타고 전해졌고
통 속에서는 쌀이 곱게 갈리는 소리가 이어졌다.
기계의 움직임은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은
오래된 방식의 일정한 속도를 가지고 있었다.
쌀이 곱게 갈린 뒤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찜통에 넣는 과정이 이어졌다.
찜통 안에서 뜨거운 열이 올라오면
겨울 공기도 순식간에 부드러워졌다.
손 가까이까지 다가오는 김은
얼었던 손끝을 녹여주는 듯했고
그 속에서 고소한 향이 하나 더 더해졌다.
찐 쌀을 꺼내는 순간은
가장 따뜻한 장면이었다.
뜨거운 수증기가 눈앞에서 퍼지고
흰 김 사이로 보이는 찹쌀의 윤기는
떡이 만들어질 준비가 되었음을 보여주었다.
방안의 공기는 이때 가장 향기로웠고
겨울바람도 잠시 잊게 만드는 온기가 가득했다.
찐 쌀을 떡메로 치는 과정은
리듬이 담긴 움직임이었다.
떡메를 들어 올리는 동작은 묵직했고
내려칠 때마다
두툼한 소리가 주변 공기를 타고 퍼졌다.
떡이 점점 하나의 덩어리로 뭉쳐지면서
윤기와 탄력이 생겨났다.
그 과정은 단순한 작업 이상이었다.
손과 힘, 그리고 겨울의 공기가
한 장면 안에서 이어지는 조용한 흐름이었다.
떡이 완성되면
나무판 위에 넓게 펼쳤다.
바람이 스치면
표면의 김이 천천히 가라앉았고
떡의 따뜻한 향이 은근하게 퍼졌다.
손으로 조각을 나누면
쫀득한 질감이 그대로 느껴졌고
고소한 향은 오래 남았다.
방앗간의 하루는
크게 요란하지 않으면서도
확실한 리듬을 가진 작업의 연속이었다.
곡물이 갈리고
찜통에서 김이 오르고
떡메 소리가 울리는 과정은
겨울 들판의 풍경과 어울리는
따뜻한 일상의 한 부분이었다.
저녁이 가까워질수록
방앗간 안의 온기만큼
차분함도 깊어졌다.
남아 있는 찜통의 열기와
방 바닥에 스며든 따뜻함은
하루의 일을 잘 마무리했다는 느낌을 주었다.
방앗간에서 떡을 만들던 날의 풍경은
간단한 노동이 아니라
계절의 시간과 사람이 함께 만든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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