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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들판에서 장작 나무 패던 날 겨울 들판은 아침부터 차가운 공기가 자리 잡고 있었다.숨을 들이마시면 공기 속의 차가움이 바로 느껴졌고,땅은 단단하게 굳어 발밑에서 묵직한 감촉을 전해주었다.그런 들판에서 장작을 패는 날은겨울을 준비하는 중요한 순간처럼 느껴졌다.장작으로 쓸 나무들은 미리 들판 가장자리에 모아 놓았다.오랜 시간 말린 나무는 결이 고르게 드러났고겉면을 손으로 스치면 차가운 감촉이 확실하게 느껴졌다.나무가 햇빛을 받아 은은하게 빛날 때겨울 들판은 고요한 형체를 갖추기 시작했다.장작을 패는 도끼는겨울 아침의 공기와 비슷한 차가운 기운을 머금고 있었다.핸들을 잡으면 나무 결이 손에 단단하게 걸렸고,도끼날은 햇빛을 받아 묵직한 빛을 냈다.도끼를 들어 올리는 순간,겨울의 공기가 손끝까지 전해지는 듯했다.나무 위로 도끼날이 떨어지면짧..
겨울밤 사랑방에서 하던 공부 모임 겨울밤이 깊어지면 사랑방의 분위기는 낮과 다른 고요함을 품었다.바람은 창문 밖에서 긴 소리를 내며 지나갔고, 방 안은 작은 등잔불 하나로 따뜻한 빛을 유지하고 있었다.등잔불의 흔들림은 일정하지 않았지만그 미세한 움직임이 오히려 밤의 조용함을 더 선명하게 보여주었다.사랑방의 바닥은 낮 동안 머금은 온기 덕분에 따뜻했다.얇은 돗자리 위로 손을 올리면온도가 느껴지는 듯했고,그 온기는 추운 겨울밤을 오래 견디게 해주는 작은 힘이었다.방 안의 공기는 차갑지 않았고,기둥과 벽은 등잔불의 빛을 받아 은은하게 빛났다.겨울밤 사랑방의 공부 모임은정해진 규칙이나 시끌벅적한 분위기 없이 진행되었다.등잔불 아래에 놓인 작은 책과 먹, 그리고 얇은 종이 몇 장만으로도그날의 공부 준비는 충분했다.추운 바깥 공기와 달리사랑방 안은..
새 집 완성 축하하던 마을 모임 새 집이 완성되는 날이면 마을의 공기는 평소보다 조금 더 밝아졌다.흙담이 단단히 굳어가고, 지붕의 볏짚이 가지런히 내려앉은 집 앞에는햇빛이 고르게 떨어져 집의 윤곽을 더 또렷하게 보여주었다.정갈한 마당과 새로 쌓인 담장은지금 막 숨을 불어넣은 공간처럼 느껴졌다.새 집 앞에는 바람이 스치고 지나갈 때마다볏짚의 결이 고요하게 흔들렸다.그 움직임은 커다란 소리를 내지는 않았지만새로운 공간이 이제 제 역할을 시작한다는 신호처럼 보였다.지붕 아래 그림자는 낮게 드리워졌고그 아래의 공기는 한결 차분했다. 마을 사람들은 새로운 공간이 생기는 것을하나의 좋은 징조처럼 여겼다.집은 단순히 머무는 곳이 아니라계절의 바람과 햇빛을 담아내고다음 시간을 이어가는 자리이기 때문이었다.그래서 새 집이 완성된 날에는큰 행사 없이도 ..
초가집에 새 지붕 올리는 날 초가삼간에 새로운 지붕이 얹히는 날이면 마을의 공기는 평소와 다른 긴장감과 차분함을 함께 품고 있었다.삼간 구조의 초가집은 오래된 기술과 오랜 시간의 손길이 쌓여 만들어진 공간이었고, 지붕의 마지막 마루대가 올라가는 상량식은 그 모든 과정의 마무리를 알리는 중요한 순간이었다.지붕을 떠받치는 나무들은 이미 자리를 잡고 있었다.해가 높이 떠 있을 때 나무의 결을 따라 빛이 스며들었고, 지붕 아래의 공간에는 나무가 품고 있는 향이 은은하게 퍼졌다.바람이 지나갈 때마다 나무 겉면이 미세하게 떨렸고, 그 움직임은 지붕에 올라갈 마지막 대들보를 맞이하는 준비처럼 느껴졌다. 상량대가 지붕으로 천천히 올려지면초가삼간 전체의 분위기는 한순간에 달라졌다.나무는 무겁지 않은 듯 올라갔고, 지붕의 중심에 자리 잡으며 집의 형..
논둑 허수아비 세우기 가을의 기운이 논둑에 천천히 내려앉으면 넓게 펼쳐진 들판은 색을 달리하며 깊어졌다.황금빛으로 익어가는 벼 사이로 바람이 스치며 낸 잔잔한 소리는 계절의 흐름을 알려주는 신호처럼 들렸다.해가 낮아지기 시작하면 논둑의 그림자는 길게 늘어졌고, 그 위로 가을 햇살이 부드럽게 떨어졌다.논둑에 서 있는 허수아비는 이러한 풍경 속에서 언제나 조용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허수아비는 특별한 형태를 갖춘 것은 아니었지만, 막대 두 개를 엇갈리게 세워 만든 간단한 모습이었다.낡은 옷가지가 바람에 흔들릴 때면 소리가 나지 않아도 움직임이 뚜렷하게 보였다. 허수아비를 세우는 순간은 들판의 분위기를 조금 바꾸어 놓았다.막대를 땅에 깊게 박아 고정시키면 그 자리에서 가을의 바람을 바로 맞으며 우뚝 서 있게 된다.옷자락이 바람을..
김장날 부녀회 풍경 김장날이 다가오면 마당 전체에 겨울의 기운이 퍼졌다.기온은 차갑지만 공기에는 특유의 생동감이 있었다.배추를 절이는 물소리, 김장 항아리에 스며드는 냄새, 바람이 가져오는 겨울의 냉기까지 그날의 풍경은 늘 특별했다.배추는 전날부터 소금물에 천천히 잠겨 있었다.소금물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깊은 색을 띠었고, 절여지는 배추는 잎사귀마다 다른 결을 보여주었다.배추를 꺼낼 때마다 차가운 물방울이 땅으로 떨어지며 작은 파문을 만들었다. 절여진 배추를 하나하나 펼치면 겨울 햇빛이 잎 사이로 스며들었다.햇빛은 짧았지만 그 따스함은 배추의 결을 더 선명하게 드러냈다.배추를 펼치는 과정 자체가 오래된 겨울의 한 장면 같았다.양념을 준비하는 풍경도 그날의 중요한 흐름이었다.고춧가루는 붉은 색을 은은하게 빛냈고, 다진 재료들..
아궁이 앞 군고구마 잔치 아궁이 앞에서는 겨울의 기운이 천천히 퍼졌다.아궁이 안쪽에서는 불씨가 잦아들다 다시 살아나는 움직임을 반복했고, 그때마다 고요했던 방 안에 따뜻한 온기가 번져나갔다. 불길이 나무의 결을 태우는 동안 아궁이 앞은 자연스럽게 작은 잔치 공간이 되었다. 고구마를 하나씩 꺼내 불가 근처에 두면 껍질이 은은하게 갈색을 띠기 시작했고, 그 모습은 겨울이 만들어주는 풍경 중 하나였다.군고구마 냄새는 아궁이 밖으로 천천히 퍼져나갔다.불과 연기가 섞여 만들어낸 고유의 향기는 단순한 음식 냄새가 아니라 겨울날의 공기에 스며드는 온기와도 같았다. 아궁이 속에서 나오는 열기는 벽과 기둥에 스치며 따뜻한 결을 남겼고, 그 여운이 집 안 곳곳을 채웠다. 불길이 크게 움직일 때면 그 열기가 조금 더 강하게 다가왔고, 잔잔해질 때면..
첫 장작 쪼개기 마을맞이 축제— 겨울의 첫 장작이 열어주는 새해의 문을 맞이하는 의식 첫 장작이 갈라지는 소리는 왜 새해의 문처럼 들릴까첫 장작 쪼개기 마을맞이 축제에 해가 짧아지고 마을의 골목마다 찬 공기가 내려앉기 시작하는 날이면, 장작더미 위로 내려앉은 얇은 서리가 먼저 겨울의 문턱을 알려준다. 이른 아침, 마당 끝에서 한 줄기 연기가 피어오르면 그 연기보다 먼저 공기를 흔드는 소리가 있다. 장작을 쪼갤 때 터져 나오는 그 울림은 단순한 나무 파열음이 아니라 긴 계절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처럼 들린다. 도끼가 장작의 결을 따라 내려앉는 순간, 나무 속 깊은 곳에 갇혀 있던 향기가 흙냄새와 섞여 공기 속으로 퍼지고, 그 향을 맞이하는 이의 가슴에는 묵직한 기대감이 생긴다. 새해가 아직 오지 않았더라도 첫 장작을 쪼개는 행위만으로도 몸과 마음은 이미 한 해를 맞이할 준비를 시작한다. 이 ..
비 오는 날 도랑배 띄우기 – 흐름을 따라가던 작은 나뭇배의 하루 비가 오래 내리던 날이면 마을의 도랑은 평소보다 조금 높아진 물결로 가득 찼다.빗소리가 귓가를 가득 채우는 동안, 도랑을 따라 흐르는 물의 속도도 자연스럽게 달라졌다. 평소에는 잔잔하게 흐르던 물길이 비가 내리는 날에는 조금 더 활기를 띠고, 물빛도 평상시보다 짙어져 있었다. 그날의 물결은 단순한 흐름이 아니라, 어딘가로 향하려는 의지를 가진 듯한 모습으로 이어졌다. 도랑배를 띄우는 풍습은 비가 올 때만 볼 수 있는 작은 풍경이었다.비 내리는 물길은 배가 가볍게 밀려 나가기에 적당한 깊이를 만들어 주었고, 어둑해진 하늘 아래에서 물결이 만들어내는 결이 도랑배의 움직임을 인도했다. 배는 크지 않았다. 나뭇가지 몇 개를 얇게 묶어 만든 작은 형태였지만, 물 위에 올려놓는 순간 도랑은 그 배를 자연스레 받아들..
겨울 논둑 짚불 쬐기 겨울 논둑 짚불 쬐기에서 피어오르던 짚불의 따뜻한 기운을 떠올릴 때마다, 마을의 숨결이 한곳에 모이던 장면을 먼저 기억합니다.마을 사람들은 추위가 깊어질수록 짚불을 피워 서로의 몸과 마음을 데웠고, 이 시간은 겨울 농촌에서 가장 소박하면서도 가장 인간적인 풍경이었습니다. 짚불 쬐기는 단순히 몸을 녹이는 행위가 아니라, 겨울의 고단함을 나누고 다음 계절을 준비하는 조용한 의식처럼 이어졌습니다.마을의 어른들은 짚더미를 모아 적당한 크기로 쌓았고, 아이들은 그 주변에서 손을 비비며 불이 타오르는 순간을 기다렸습니다.짚불이 타오르면 마을은 순식간에 따뜻한 공기로 채워졌고, 사람들은 오래된 추위를 털어내듯 손바닥을 불빛 가까이 가져갔습니다.저는 이 글에서 겨울 논둑 짚불 쬐기의 실제 장면과 그 속에 담긴 겨울 공..